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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학대사전

정신

[ spirit음성듣기 ]

<마음>과 동일한 의미로도 이용되는데, 마음이 주관적 • 정서적이며 개인의 내면에 머무르는 것에 대해서, <정신>은 지성이나 이념에 지지되는 고차적인 마음의 움직임으로 개인을 초월하는 의미를 가지며, <민족정신>, <시대정신> 등으로 보편화된다. 이 점은 어의의 성립과정에서도 확실하며, 동서양을 불문하고 마음은 심장의 움직임과 관련되어, 신체내부에 자리를 잡은 개념이다. 한편 정신은 그에 해당하는 영어의 스피리트(spirit), 프랑스어의 에스프리(esprit), 독일어의 가이스트(Geist)가 <바람>, <공기>, <호흡> 등을 의미하는 라틴어의 스피리투스(spiritus), 그리스어의 프네우마(pneuma)에 유래하듯이, 개인의 신체를 관철해서 개인의 신체를 초월해서 편재해서 확산되었다. 이런 성격에서 정신은 한편으로 인간의 마음이나 신체를 지배하는 <영>의 이미지를 띠며, 한편으로는 신이나 초월자의 관념과 결부되어서 윤리적 • 형이상학적인 성격을 강화시킨다. 이미 서구어의 스피리트, 에스프리, 가이스트 등은 한편으로 고도의 정신성을 띠면서, 그 배후에 <사령>이나 <악령>등의 어두운 분위기를 지금도 띠고 있다.

철학사에서의 <정신>개념의 변천

서양철학만을 보아도 <정신>에 대해서 실로 다양한 사고방식이 있다. 정신을 궁극의 실재로 보는 유심론(spiritualism)에도 정신(누스 ; nous)을 세계원질인 종자(스페르마타 ; spermata)의 혼합원리로 생각하는 고대의 아낙사고라스나 성령(Holy Spirit, Holy Ghost)을 편재하는 신의 호흡(프네우마 ; pneuma)으로 보는 『신약성서』, 예지(누스)를 일자(一者, 토, 헨 ; to hen)에 이은 실재로 보는 플로티노스처럼 정신을 우주에 편재하는 영적존재로 생각, 인간의 정신이나 혼, 영을 그 일부로 보는 입장도 있는가 하면, 근대의 관념론 철학처럼 인식하는 개체적 의식을 궁극의 원리로 보는 입장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정신은 초자연적 질서에 속하거나, 그에 연관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플라톤에서 초자연적 이데아를 직관하는 힘을 가진다고 보는 인간의 정신(누스)이나 아우구스티누스에 있어서 신의 빛에 의해서 조명된다는 인간의 정신(애니마 ; anima)도, 원래 초자연적 질서(이데아계나 <하나님의 나라>)에 속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인간에 있어서의 신체와 정신은 전혀 다른 질서에 속하는 것으로, 정신은 신체에서 분리 가능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신체의 부정에서 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근대에도 데카르트는 신체는 공간적 확산을 본성으로 하는 물체의 질서에 속하는 것에 반해서, 정신이나 이성은 사유를 본성으로 하는 그것과는 별도의 질서에 속한다고 보는 물심(신심) 이원론을 주장하는데, 그 경우도 인간 이성은 큰 이성인 신에 연관된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데카르트 이후의 근대 초기 철학에서는 이들 다른 질서에 속하는 심신이 어떤 관계에 있느냐는 문제를 둘러싸고 상호작용설, 평행론, 기회원인론, 예정조화설 등 다양한 가설이 나오게 되었다.

한편, 아리스토텔레스나 그 흐름을 따른 중세 스콜라철학, 그리고 근대에서도 라이프니츠 등은 정신을 초자연적 질서에 속하는 실체로서가 아니라, 가능한 한 자연의 내부에서 파악하고자 하고, 따라서 심신의 관계도 연속적이나 계층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신체를 질료, 정신을 거기에 머무르는 형상으로 보는데, 이는 현대풍으로 바꾸어 말하면 정신을 신체에 머무르는 고차의 기능으로 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근대 후기 철학에서 점차로 정신은 <실체>로서가 아니라 <기능>으로서 장발적 • 능동적인 활동으로서 파악하게 되었다. 이는 역시 초자연적 질서의 상정이 곤란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정신의 해체는 로크나 흄 등 영국 경험론 철학자에 의해서 수행되었는데, 그에 이어서 이번에는 능동적 활동의 주체로서의 정신 개념이 확립되었다. 이는 칸트에서의 실천의 주체로서의 이성의 개념, 피히테에서의 근원적 활동성으로서의 자아의 개념, 헤겔에서의 자신을 외화(外化)하고 객관화해서 생성해가는 정신의 개념 등에 그것이 보인다. 프랑스에서도 의식을 노력으로 보는 메누 드 비랑, 정신을 목적지향적인 욕구나 작용으로 보는 라베슨 모리앙, 의식을 순수지속으로서, 순수기억으로서, 나아가서는 <생의 약동>의 전개 중에서 파악하려는 베르그송 등의 유심론의 전통이 있는데, 여기에도 동일한 경향이 인정되었으며 당연한 일로 이런 전개 중에서 정신은 단순한 지적인 능력으로서가 아니라, 오히려 의욕 • 의지로서 보게 되었다.

현대철학에서는 메를로 퐁티처럼 의식을 행동의 비연속적인 발달의 어느 단계에서 성립되는 고차의 <구조>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여기에서 정신은 신체라는 저차원적인 구조를 보다 큰 전체 중에 통합하는 통합형식으로서 보는 것으로 유물론의 입장에서 물론 정신은 신체의 활동, 특히 신경활동에 따른 부차적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수반현상설), 변증법적 유물론은 그에 상대적 자립성을 인정하고 일종의 계층이론을 주장하였다.

동의어

에스프리(esprit), 가이스트(Geist), 스피리투스(spiritus), 프네우마(pneuma)

참조어

, 마음

출처

제공처 정보

세계 전역의 여러 종교에 관련된 중요 용어들은 물론 주요 인물과 활동, 유래, 기능 및 영향력 등 각 종파의 특징적인 것을 총망라하여 가나다 순으로 해설한 사전. 기독교, 불교, 유교, 천주교, 각종 종교를 망라하여 '가나안'부터 '힙노스'까지 해설했다. 자세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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