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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Jul 06. 2019

슈퍼밴드 [호피폴라]가 보여준 대반전


슈퍼밴드 생방송 최종결선 진출팀을 가리는 결선 2차전.
앞 다섯 팀의 무대를 보며 '내가 좋아하는 [호피폴라]는 아쉽지만 여기까지구나' 생각했다.
먼저 무대에 오른 다섯 팀의 무대가 너무 좋기도 했고, 호피폴라의 악기 구성상 밴드로서의 사운드 파워를 보여주기가 어려운데다, 아울러 감성적 캐릭터의 호피폴라가 이미 앞선 밴드들의 파워풀한 무대에 젖어든 청중들의 호응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거 같았다.

하지만, 내 예상은 정말 기분좋게 어긋난다.
첼로 하나를 네 사람이 동시에 이용하는 기상천외의 합주로 심사위원과 청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인트로를 시작으로, 템포의 반전과 보컬의 완벽한 화음, 관중의 무의식적 동참을 이끌어낸 경쾌한 퍼포먼스로로 심사위원 최고점 990점을 기록하며, 호피폴라는 최종합계 2위로 당당히 생방송 최종 결선에 올랐다.

호피폴라의 2차 공연 반전을 한 단어로 압축하면 '창의성'이다.
앞서 언급한 도입부의 전 멤버 첼로 동시 합주 아이디어도 그렇고 (이 부분은 단순 음원이 아닌 영상으로 봐야 묘미를 느낄 수 있다), 홍진호의 첼로 돌리기 퍼포먼스, 시종일관 빠른 템포의 원곡과 달리 다소 무겁게 시작하여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경쾌한 편곡 등 호피폴라는 한정된 자원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 이상의 무대를 창의성으로 만들어냈다.
아울러, 갈수록 완숙해지는 아일과 하현상의 화음은 슈퍼밴드를 보는 또다른 재미다.
특히, 처음 이 팀 합류 당시 주눅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던 하현상은 완전히 자신감을 찾은 모습을 보였다. 밝은 표정과 편안한 발성, 자연스런 움직임으로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아주 기분좋게 와닿았다.

결선 1차에서 예상 외로 최하위에 머물렀던 [모네]에 대해, 자이로와 벤지가 전면에 나서야 팀의 폭발력이 강해질 거라 언급했는데, 예상대로 자이로와 벤지가 무대를 이끈 2차 결선에서는 확 달라진 분위기로 1차의 열세를 뒤엎고 최종 결선에 올랐다.

생방송 무대 직전 아쉽게 탈락한 [피플 온 더 브릿지]와 [에프터 문]의 공통점은 메인보컬 의존도가 강했다는 것.
이찬솔과 케빈오가 좋은 보컬이기는 하나, 계속되는 공연에서 특정 1인의 보컬에 의존한다는 건, 듣는 귀 입장에선 단조로움이라는 약점과 함께 보컬 개인 캐릭터에 대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퍼플레인] 역시 채보훈 혼자 메인보컬로 나서고 있지만, 퍼플레인은 앞의 두 팀과는 밴드 캐릭터가 차별된다.
퍼플레인은 "우리는 록밴드"라는 확실한 지향점이 있고 채보훈의 보이스역시 록에 최적화되어 있어 견고한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다. 양지완 김하진 이나우 등 멤버의 퍼스낼리티도 다른 두 팀보다 강렬하다.

'이렇게 네 팀이 생방을 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한 네 팀이 최종 결선에 올랐다. 그래서 더 다음 주가 기다려진다.


http://naver.me/5g6EEk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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