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광반조(回光返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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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광반조(回光返照)

‘빛을 돌이켜 거꾸로 비추다’

김종우 필진페이지 + 입력 2011-10-06 12:04:27

회광반조라는 말은 원래 중국에서 유래했다. 내 밖을 비추던 불빛을 내 안으로 돌려 스스로를 살핀다는 뜻이다.

촛불은 다 타서 꺼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한번 확 타오른다. 태양은 지기 직전에 화려한 색깔을 내뿜는다. 마찬가지이다. 새들도 죽을 때가 되면 그 울음소리가 구슬퍼지고, 사람도 임종이 다가오면 그 마음이 선량해진다는 것도 바로 이 회광반조의 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공자의 제자인 증자도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날마다 세 가지로 내 몸을 반성한다. 남을 위해서 일을 꾀하면서 진실되지 아니하였는가? 벗과 사귀면서 믿음되지 아니 하였는가? 전수받은 것을 익히지 아니 하였는가?”라고.

그렇다. 회광반조의 정신을 살려내서 날마다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본다면, 우리의 인생은 달라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자기에로의 ‘진정한 회귀’인 것이다. 때문에 한 생각이 일어날 때 곧 그 일어나는 곳을 돌이켜 살펴보아야만 한다.

슬픈 비보를 접했다. ‘혁신의 아이콘’ 스티븐잡스가 향년 56세로 명을 달리했다.

철저한 채식주의자로 견과류와 물만 섭취한다고 알려져 있는 그는 펩시에 계약차 들렀을 때 펩시 음료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애플 초기, 펩시콜라의 사장인 존 스컬리를 영입하려 했으나, 대기업의 사장 자리를 버리고 신생기업으로 가기를 망설이던 스컬리에게 그는 “남은 일생 동안 설탕물이나 팔면서 살 겁니까? 아니면 나와 함께 세상을 바꾸실 겁니까?”라고 했다.

연봉이 1달러인 최고경영자로 유명한 그는 2000년대 들어서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2004년에 췌장암 수술도 받았다. 2009년에는 간 이식 수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호르몬 이상으로 체중 또한 지속적으로 줄어 2009년부터 호르몬 치료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건강 이상설에 따라서 주가가 무려 6%씩이나 등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나오던 가운데 백악관에서 만찬을 가졌고, 사진도 공개되어 화제를 모았다.

이후 파파라치가 찍은 그의 사진이 공개되었는데 이전보다 훨씬 수척해진 모습이어서 췌장암 악화로 인한 시한부설이 사실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1년 3월, 아이패드2를 발표하기 위해서 그가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언론에 보도된 것 보다는 건강한 모습을 보여 경영에 문제가 없음을 과시했으나, 결국 투병 끝에 사망했다.

우리는 선견지명과 함께 ‘창의력을 갖춘 천재’를 잃은 것이다. 세계도 ‘놀라운 인물’을 잃은 것이다. 하지만 그의 정신은 애플과 영원히 함께 할 것이며 우리들 뇌리 속을 굳게 자리할 것이다.

그의 운명이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의 예기치 못한 상황이 우리 모두를 곤경에 빠뜨렸지만 진실로 애도해야 할 것이다.

김종우 필진페이지 +